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喜鹊传 - 作者不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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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전 -작자 미상
▶ 이해와 감상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국문필사본. 우화(寓話)소설의 하나이다. 표제는 ‘까치젼’으로 되어 있고, 〈장치젼〉과 함께 1책으로 합본되어 있다. 작품의 배경이 황해도 안악군으로 되어 있고, 조롱태(새 이름) 등의 함경도 사투리가 자주 나오는 것으로 보아 지은이는 북한 지방 사람인 듯하다. 말미에 “정유 10월 12일 필셔 우남창하”로만 되어 있어, 연대를 자세히 알 길은 없으나 그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18세기 후반 영·정조대의 작품으로 추정할 수 있다.
까치가 집을 짓고 낙성연을 벌이는 데서 시작하는 이 소설은 당시의 탐관오리와 토호들이 결탁하여 선량한 백성들을 죽이고 재산을 강탈하는 사회상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고금동서 어느 시대,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권력을 남용하여 일신의 욕망을 채우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이 작품은 30여 종의 조류들이 등장하여 우리가 생활하는 인간 사회를 풍자한 의인 소설이자, 그러한 부패상을 송사(訟事) 과정을 중심으로 엮어 낸 송사 소설이다. 
암행어사로 하여금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범인을 척결하는 구성법은 고전소설의 일반적 공식이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30여 종의 조류들이 각기 관직을 가지고 등장하는데, 이들의 성격이 저마다 적절하게 의인화되어 있다.이것은 전승적인 관습을 깨뜨린 대담한 구성이다. 
주쉬(主望) 보라매는 관속과 결탁하여 시비를 분간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임금이다. 권력의 그늘에서 뇌물을 즐기는 책방 구진, 비둘기 처가 사촌이라 아양떠는 앵무새 등이 잘 성격화되어 있다. 
악한 비둘기에게 원수를 갚고 죽은 까치낭군을 만나 자손을 잇는 구성법은 동물세계의 정의와 사랑을 인간사회에 비겨 풍자한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당시의 탐관오리와 토호들이 결탁하여 선량한 백성들을 죽이고 착취하는 사회상을 그린 세태풍자소설이라 할 수 있다.
▶ 줄거리: 
각설(却說) 천지만물 생길 적에 모충(毛蟲) 삼백과 우족(羽族) 삼천이 있으니, 그 가운데 한 우족의 성은 까요 명은 치라.”로 시작된다. 까치가 나무 끝에 높이 보금자리를 짓고 낙성연(落成宴)을 베풀어 즐길 적에 학두루미·까마귀·꾀꼬리 등 온갖 우족(羽族)들을 초청한다. 
그런데 초청을 받지 못한 비둘기가 불만을 품고, 까치를 찾아가 다투다가 까치를 죽이게 된다. 이에 과부가 된 암까치가 군수에게 고변하여 낙성연에 모였던 날짐승들의 증언을 듣게 된다. 비둘기의 뇌물을 받은 두꺼비가 까치가 다투다가 절로 떨어져 죽었다고 위증을 하여 비둘기는 혐의가 풀려 석방된다. 
까치의 장례를 치르고 삼년상을 지낸 뒤, 할미새가 고면(顧眄 : 돌이켜 봄.)을 하여 암행어사가 된 난춘〔鸞鳥〕이 이 사실을 바로잡아, 뇌물을 먹고 거짓 증언한 두꺼비를 정배시키고, 암까치로 하여금 살해자인 비둘기에게 보복을 하게 한다. 
그 뒤 암까치는 남편의 영혼과 교접하여 1남1녀를 얻고 많은 자손들을 거느리며, 부귀를 누리며 살게 된다. 이 작품에는 까치와 비둘기가 선악의 대조적 인물로 성격화되어 있다. 비둘기는 일상 평화의 상징이라 일컫는데, 여기에서는 까치집을 약탈하기 위해 까치를 살해하고도 그 책임을 전가시키고 있다.
[관련 작품]
 와사옥안(蛙蛇獄案)
 이 작품은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한문필사본)로 우화소설로 우리 고전소설 가운데에서 유일한 이두소설(吏讀小說)이다. 동물인 개구리와 대망의 재판을 통하여 조선시대에 있어서의 재판의 모순을 풍자하고 있는 내용으로 보아 풍자소설의 성격을 띠고 있다.
[줄거리]
 청초면(靑草面) 지당동(池塘洞)에 사는 잠수군(潛水軍) 개구리가 자기 아들 올챙이를 살해한 범인으로 택림동(澤林洞)에 사는 대망(大蟒, 이무기)을 관가에 고소한다. 
 관가에서는 섬진별장(蟾津別將)이 초검관(初檢官)이 되어 참검(參檢)을 거느리고 조사하러 떠난다. 올챙이의 시신이 있는 곳에서 개구리를 불러, 올챙이와 대망이 무슨 일로 싸우다가 죽었는지를 묻는다. 또 물린 경중과 치료한 절차와 죽은 날짜를 묻고는 보고 증명할 수 있는 사람들을 부르도록 한다. 
 먼저 개구리가 진술한 것은 다음과 같다. 이달 15일에 생질인 메추리가 날아와서, 아들 올챙이가 택림동의 대망과 못가에서 서로 싸워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고 하였다. 그래서 달려가 보니 과연 아들 올챙이가 죽어가고 있었다. 쉬파리가 옆에 앉아 있기로 물어보았다. 
 쉬파리는 친구집에 문상을 갔다오다가 올챙이가 죽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는 죽어가는 올챙이를 안고 큰 소리로 물어보았다고 한다. 올챙이가 겨우 힘을 내어 말하기를 자기가 새우, 가재와 함께 못에서 목욕하고 있었는데 그 때 택림동의 대망이 나타났다고 한다. 
 대망이 “ 나와 너는 본래부터 원수의 혐의가 있다. 나의 할아버지 구렁이가 너의 할아버지 두꺼비에게 폭사되어 때문에, 밤낮으로 분하여 이를 갈고 있던 차였는데, 이제야 너를 만났으니, 내 너의 고기를 씹고 너의 간을 내어 먹겠다.”고 하며 달려들어 올챙이를 물어뜯는 바람에 거의 죽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개구리가 올챙이를 업고 집으로 와서 가오리에게 진맥하도록 하여 약을 썼으나 효험이 없었다. 다시 남생이에게 가서 점을 쳐보니 살지 못한다고 하였는데, 과연 15일 밤에 죽고 만 것이다. 이에 관가에서 목격한 자들을 불러 심문하였다. 
 새우 · 가재 · 메추리 · 쉬파리 등이 차례대로 나와 본 대로 진술하고, 이웃에 살고 있는 달팽이 · 이무기 · 낙거미 등도 들은 대로 진술하였다. 가오리는 자신이 진맥한 사실을 진술하였다. 남생이도 점친 사실에 대해 말하였다. 동장인 가물치와 면의 주부 자라도 불려와서 들은 대로 진술한다. 
 이에 대망을 잡아들여 문초하였는데 대망은 입으로 물거나 손으로 때린 적이 없다고 발뺌한다. 초검관이 올챙이의 시신을 검사하여보니 물려 죽은 것이 확실하였다. 이에 대망과 증인들을 대질시키니 대망은 말이 막혀 대답을 하지 못한다. 초검관은 대망을 진범으로 단정하는 옥안(獄案)을 작성하여 상부에 보고한다. 
    
 까치전
우족 3천 중에서 집이 이 같이 사치하기는 고금에 처음이라, 이러하므로 낙성연을 배설하고 고구친척(故舊親戚)을 다 청하여 즐길새 배반(盃盤)이 낭자(狼藉)하여 낙성주(落成酒) 취하게 먹고 온갖 비금(飛禽)들이 교음(嬌音)을 자아내니 오음육율(五音六律)에 관현곡(管絃曲)을 드리는 듯하니 만좌제객이 취흥이 몽롱하여 즐길새 춤 잘 추는 학두루미 백설 같은 옷을 입고 짧은 목을 길게 빼어 고개를 기울기울, 까마귀를 볼작시면 아청(鴉靑, 검은빛을 띤 푸른빛)같은 옷을 입고 두 날개를 너펄너펄, 유막의 꾀꼬리는 황금 갑옷 떨쳐입고 노래를 화창하며, 강남서 나온 제비는 <논어(論語)> 글을 읊으되, 지지위지(支持謂知,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요, 부지위부지(不知謂不知,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가 시위지야(是謂知也, 이것이 아는 것이다)이라 하고, 참새는 오오작작 소리 하고, 호반새 거동 보소, 홍천 팔지 치고 주루룩 날아들어 춤을 추고 동네 첨지 두꺼비는 넙죽넙죽 즐기더라.
이때에 까치 온갖 비금(飛禽)을 다 청하였으되 총망중에 분주하여 남산골 중에 사는 비둘기를 미처 청치 못하였더니 비둘기 본심이 불측(不測)하여 지족이거간(知足而居奸, 지식은 간사함을 쌓는 것에 족하며)이요, 언족이식비(言足而飾非, 말은 너무 교사하여 옳고 그름을 전도시키기에 족함)해 혼인 중에 패풍치기(훼방놓기)와 시장 중에 억매하기(억지로 매매하기)와, 불붙이는 데 키질하며 우는 아이 강정 주고 유부녀 초인하기(불러내기)와 남에게 시악위주(恃惡爲主, 악을 믿어 주인으로 삼음)하기를 일삼으니 이러므로 도처에 행악(行惡)하매 비금 중에 그놈한테 아니 맞은 이 없더라. 이날 까치 낙성연을 하되 청치 아니함을 분노하여 생각하되,
'어찌하면 이놈의 집을 앗아 가질까?'
하더니, 한 흉계를 내어 낙성연 가서 까치를 꾸짖되,
"네가 이렇듯 잔치를 배설하고 제제히 청하였으되 유독 나를 청치 아니하였으니 네가 나를 더불어 무슨 혐의가 있는고?"
하거늘, 까치는 이미 비둘기의 본심이 포악무도함을 아는지라, 까치 거짓 반기며 성좌에 앉히고 주육(酒肉)을 강권하니 술이 얼근하매 좌중에 훼욕(毁辱)하다가 까치더러 꾸짖어 이르되,
"이 무지한 까치놈아, 오늘이 우리 봉황대군(鳳凰大君)의 국기일(國忌日)인데 오음육율을 갖추고 낙성연이라 청하고 가무를 난만히 하니 그런 도리가 어디 있느냐."
또 꾀꼬리를 책하여 이르되,
"좋은 노래도 일생 들으면 듣기 싫다 하거늘 하물며 네 소리는 전전(轉轉, 구르고) 면면(綿綿, 이어지고) 개개(箇箇, 끊어지며)하여 세류동풍(細柳東風, 가는 버드나무에 불어오는 바람)에 임 생각하는 계집의 꿈이나 깨울 따름이어늘 제객을 희롱하니 가히 우습도다."
꾀꼬리 청파(聽罷, 다 듣고 난 뒤)에 무료히 물러가니라. 또 두견을 책하여 이르되,
"너는 월야삼경(月夜三更)에 슬피 울어 천리 원객의 비회(悲懷)나 돋우는 옳거늘 장쾌히 이 연에 참예하였는가."
두견새 청파에 무료히 물러가니라. 또 두루미를 꾸짖으되,
"너는 몸이 장대하고 젊지 아니한 것이 이 연에 와서 저 유에게 참예하여 요두전목(搖頭顚目)하며 춤추어 너풋대니 체통이 아깝도다."
하되, 두루미 가장 옳이 여겨 물러가니라. 또 박새를 책하여 가로되,
"너는 모양도 변변치 못하고 또한 소리를 쫄쫄대며 무엇을 얻어먹을려고 이 연에 와서 달랑대는고."
하되, 박새 수치하여 날아가니라. 또 할미새를 꾸짖어 이르되,
"너는 들어라. 나이 70이 넘은 것이 소년들로 함께 참예하여 무엇을 구경하며, 무엇을 먹자 하고 와서 깔깔대며 끼여치는고. 아무리 방정맞고 새 없는 것인들 그런 행실이 어이 있을꼬."
하되, 할미새 무료히 물러가니라. 또 동네 첨지 섬동지를 꾸짖어 가로되,
"네 모양을 보니 키는 세 치가 못 되고 능히 일보를 뛰지 못하고 한갓 눈만 꺼벅거리며, 파리나 잡아먹을 것이어늘 이 연석에 와서 무슨 면목으로 참예하는고."
하며, 인하여 좌중을 무수히 훼욕하니 까치 분노를 이기지 못하여 비둘기를 후려치며 꾸짖어 가로되,
"불청객이 자리하여 남의 잔치에 감 놓아라 배 놓아라 분별이 무슨 일인고. 내 음식에 내 술 먹고 이렇듯 훼욕하니, 너 같은 심술이 어디 있으며 염치가 바이 없다. 나는 고사하고 동네 늙은이와 남의 늙은 내상네들 모르고 훼욕이 막심하니, 너 같은 무도한 놈이 어디 있으랴. 고서(古書)를 듣지 못하였느냐. '노오로(老吾老)하여 이급인지로(爾及人之老, 나의 늙음으로 하여 남의 늙음에 미치게 함)'라 하신 말이 성경재재(聖經載在)하거늘, 전혀 사리를 알지 못하니 너 같은 놈이 어디 있을꼬."
하니 비둘기 청파에 대로하여 달려들며, 두 발길로 까치를 냅다 차니, 만장고목(萬丈古木, 높은 나무) 높은 가지에 떨어져 즉사하는지라. 이때에 암까치 망극하여 대성통곡하며 달려들어 비둘기를 쥐어뜯으니, 여러 비금들이 달려들어 비둘기를 결박하고 인하여 고변(告變, 변고를 알림)하니라.
“아무리 마음씨가 고약한 놈이라지만 이런 자를 그냥 둘 수는 없는 일이다.”
새들은 술에 취해 건들거리는 비둘기를 잡아 꽁꽁 묶어 관가로 끌고 갔다.
안악 군수인 보라매 사또는 사연을 듣고 즉시 증인들을 관아로 불러 들였다.
"먼저 꾀꼬리에게 묻겠다. 너는 그 잔치에 참석하였으니 어떻게 된 일인지 사실을 알 것이다. 당시에 일어났던 일들을 숨김없이 바른 대로 아뢰어라."
꾀꼬리가 아뢰었다.
"소생은 한가한 때를 틈타서 간간이 슬피 울어 서로 애타게 사랑하는 사람들의 외로운 꿈이나 깨우는 새일 뿐이온데 어느 날 까치의 집들이에 초대를 받아서 잔치에 참석했는데 손님들이 저에게 노래를 한 곡조 부르라 권하기에 한 곡조 빼어 부른 후 떠났기 때문에 제가 떠나간 이후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는 전혀 알 길이 없사옵니다."
군수는 다시 두견새를 비롯하여 까마귀, 할미새를 불러들여 자초지종을 물었으나 뒷날 비둘기의 보복이 두려워 모두 발뺌을 했다.
이렇게 여러 증인들을 모두 불러 문초하였으나 사실을 제대로 알 수가 없어 고민했다. 마침내 형리로 있는 따오기의 말을 듣고 풍헌으로 있는 솔개미를 불러 물어보았다.
"그대는 까치의 죽음에 대하여 아는 바가 있는가?"
솔개미가 머리를 조아리며 아뢰었다.
"소생은 풍헌의 직책을 맡은 지 불과 몇 개월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매일 나라에 바칠 세금을 거두어 들이기에 밤낮으로 분주하였사옵니다. 이 마을 저 마을을 돌아다니며 혹 병아리 마리나 얻으면 소생이 먹지도 않고 관청에 바쳤사옵니다. 그리하여 삼사월 긴긴 봄날에 굶고 지내는 날도 종종 있나이다. 그러므로 까치의 잔치에는 가 보지도 못했사오나 소생이 짐작하기로는 두꺼비를 문초하시오면 진상을 알 수 있을지 모르겠사옵니다."
군수는 솔개미 풍헌의 말을 그럴 듯이 여겨 즉시 두꺼비를 잡아들이라 하였다.
그런데 마침 비둘기의 아내가 자기 친동생을 한밤중에 두꺼비에게 보냈다. 그리고 금과 비단을 뇌물로 주면서 남편 비둘기가 벌을 받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을 일러 달라고 했다. 두꺼비가 뇌물을 받고서는 기뻐서 눈을 껌벅이며 말했다.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린다 했으니 염려 말라. 내 들으니 관가에서 사무를 맡아 보는 책방 구진과 수청 기생 앵무새가 군수 영감의 총애를 독차지하고 있다 들었네. 그러하니 그들에게 금은보화를 듬뿍 주어 벌을 받지 않도록 일을 잘 수습하도록 하게. 그리고 각 청의 두목과 고을의 여러 관리에게도 뇌물을 주게. 그 후에 이리저리하면 암까치 한 마리가 아무리 죽은 남편 까치의 원수를 갚겠다고 이리 날고 저리 뛰어도 어찔할 수 없을 터이니 그렇게 하게."
비둘기 아내의 친동생은 두꺼비의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면서 돌아가 그 말같이 하니라. 그 후에 두꺼비가 관가에 붙들려 오니 나이가 팔십이라. 두꺼비는 숨이 차서 배를 불룩불룩하면서 눈을 껌벅거리며 입을 넓적이며 여쭈오되,
"명정지하(明政之下 : 밝고 명쾌한 정치 아래에) 조금이라도 속이리이까. 본대로 아뢰리이다."
하되, 군수가 크게 기뻐하여 가까이 앉히고 묻기를
"너를 보니 나이도 많고 점잖은 백성이라, 조금도 감추거나 숨기지 말고 이실직고(以實直告)하라."
두꺼비 일어나 절하고 다시 여쭈오되
"이 늙은 것이 감히 남의 원한이 있는 일에 어찌 조금이나 거짓을 아뢸 수 있겠사옵니까? 신은 근본이 주수(走獸, 길짐승)이오나 나이 많은 연고로 두림(頭林)이리니, 까치의 낙성연에 참석하여 본 즉, 모든 새들을 다 초대하였으나 오직 비둘기만 초대하지 아니하여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사옵니다. 아무래도 전부터 까치와 비둘기는 서로 원한을 가지고 있었던가 보옵니다. 그런데 마침 비둘기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까마귀가 청하여 잔치의 제일 끝자리에 앉혔습니다. <중략> 까치와 비둘기 사이에 다툼이 벌어졌습니다. 그때 한참 말다툼을 벌이다가 까치가 달려들어 비둘기를 걷어찰 적에 높은 가지에서 발을 잘못 디뎌 제 스스로 떨어져 죽었사옵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비둘기가 발로 차서 떨어져 죽었다고 죄를 뒤집어씌우고 있사옵니다."
하되 군수 그 말을 듣고 마을의 우두머리(두꺼비)를 돌려 보낸 후,
"이 일을 어찌할고?"
하니, 책방 구진이 뇌물을 받았기 때문에 이 때에 아뢰되,
"저도 몰래 살피고 조사해 보니 비둘기가 애매한 것이 분명합니다. 성미가 고약한 까치가 성급히 제 스스로 기가 막혀 죽고 못 깬 것을 애매한 비둘기에게 뒤집어씌웠으니 어찌 누명을 써서 억울하지 아니리오?"
이때 옆에 있던 앵무새가 여쭈었다.
"비둘기의 처가 소녀의 사촌이오니, 사또님은 처지를 널리 살펴주옵소서."
하고 간청했다. 이에 군수는 즉시 비둘기를 잡아들여 다시 문초했다.
"증인으로 나온 새들이 모두 너의 무죄를 주장하니 과연 사실인가?"
그러자 비둘기가 억울하다는 듯이 울면서 아뢰었다.
"소생은 근본 충효를 본받고자 하여 사서삼경과 외가서를 많이 보았더니, 족히 육십사괘를 짐작하오며 충효를 볻받더니, 올해 정월분에 종급새 딸밤각시로 더불어 그 해의 운수(점)를 보았사옵니다. 그런데 그 점괘에 이르기를 운수가 불길하여 관재 구설수에 오를 것이므로 잔치를 절이는 곳에는 가지 말라 하는 것을 소생은 이를 정녕 믿지 않고서 우연히 지나다가 까치의 잔치에 참석하여 이 지경을 당하였사옵니다. 오는 화는 피하기 어렵다는 말이 옳사오며, 며칠 전에 어려운 줄을 알지 못한다는 말이 옳습니다. 저 암까치가 사리판단을 못하고 소생을 모함하였으니 소신의 죽고 삶은 명철하신 사또 나으리의 처분에 있사오니 아뢰올 말씀이 없나이다."
군수는 비둘기의 말을 다 듣고
"감영(관찰사)에 보고한 문서에 대한 회답을 기다려 결정하고 처벌하리라."
하고 달아나지 못하게 가두었더니, 하루는 회답 문서가 도착하였거늘 형벌을 드디어 집행하되 증인들은 특별히 석방하고 정범은 곤장 세 대를 치고 풀어주거늘 비둘기는 기뻐하여 춤추며 하는 말이 
"큰 죄를 면하기 어렵다는 말은 거짓말이요, 돈만 있으면 귀신도 하인처럼 부릴 수 있다는 말이 옳구나!"
하며 의기양양하여 돌아가는지라.
하루는 하늘이 도왔는지 과거에 장원으로 급제한 난춘(鸞鳥)이란 양반이 암행어사로 민정을 살피려고 안악 고을에 내려왔다.
어느 날 할미새가 어사를 만났다. 할미새는 어사를 보자 묻지도 않은 말을 했다.
“손님은 이 고을 분이 아닌 것 같은데 이 할미의 말씀을 들어보십시오. 세상에 이처럼 원통하고 억울한 일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무슨 일이 있었는데 그러시오?”
“삼 년 전에 까치 부부가 새로 집을 짓고서 집들이 잔치를 벌였습니다. 그런데 비둘기가 나타나 자기를 초대하지 않았다고 하여 까치를 발길로 차서 수십 길 낭떠러지에 떨어져 죽게 했습니다. 그러나 여러 증인들이 비둘기로부터 돈을 받고서는 거짓말을 하였기 때문에 벌을 주지 못하였던 일이 있었습니다.”
“아니, 그게 사실입니까?”
“어느 분 앞이라고 이 노파가 거짓을 말씀드리겠습니까?”
“그렇다면 관아에서 다시 조사를 해봐야겠군요.”
어사는 혼자서 곰곰이 생각하다가 다음날 아침이 되자 고을의 관아로 갔다. 어사는 임금의 명을 받고 왔기 때문에 고을 사또인 보라매 군수는 즉시 자리를 내 주었다. 어사는 암까치를 비롯하여 두꺼비 등을 잡아들여 다시 문초를 시작했다.
어사가 먼저 암까치를 보고 물었다.
“네 남편이 남의 손에 맞아죽은 것이 분명하다 하는데 어찌하여 살인한 자를 벌주지 못하였는가.”
암까치가 통곡하면서 어사에게 아뢰었다.
“사실은 비둘기가 연회에 참석하여 술에 많이 취한 후 여차여차하여 소녀의 서방을 죽였사옴은 사실이옵니다. 그러하였으나 관아의 관리들이 모두 뇌물을 받고 거짓을 아뢰어 살인한 비둘기를 벌주지 않고 있나이다.”
암까치는 이렇게 말하면서 다시 서럽게 울었다. 그리고 두꺼비가 비둘기한테 뇌물을 많이 받고 본관사또께 무고하여 아뢴 말이며, 책방과 수청 기생 앵무새 또한 뇌물을 받아먹고 본관사또께 애걸한 일들을 낱낱이 아뢰니 어사가 크게 노하여 비둘기를 결박하여 대령시키고 호령했다.
“이놈아 듣거라! 너는 두꺼비에게 뇌물을 주어 간악한 흉계를 내어 국법을 어겼으니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또한 두꺼비에게도 엄하게 말했다.
“네놈은 네 개인의 욕심을 채우고자 금과 비단을 뇌물로 받고 거짓을 고하도록 하였으니 너를 죽여 후세에 다시는 이와 같은 짓을 하지 않도록 본보기를 삼으리라!”
두꺼비가 머리를 들지 못하고 황급히 여쭈었다.
“밝은 대낮에 어찌 추호도 거짓을 아뢰오리까? 소생은 집안이 워낙 가난하여 소소한 돈푼이나 받아먹고 국법을 어겼사오니 죽어 마땅하니 처분만 바랄 뿐이옵니다.”
하니 어사는 두꺼비는 일단 감옥에 가두고 비둘기를 다시 문초했다.
“너는 들어라. 법전에 일렀으되, 살인한 자를 사형에 처하라 했다. 그런데 너는 한갓 재물이 많은 것만 믿고 하늘의 뜻을 어기고 하늘이 명하는 대로 살기를 바랐으니 얼마나 가소로운 일이냐. 세상에 너 같은 자들만 있다면 법관이라는 자들이 어찌 법을 집행할 수 있겠느냐. 네 죄로 인하여 죽게 된 것을 원망하지 말라.” 하고 당장 때려서 죽게 했다. 그리고 다시 책방 구진과 앵무 기생을 잡아들여 계단 아래 꿇어 있게 하고 분부를 내렸다.
“너희는 관가에 매여있는 몸으로서 위로는 국정을 살피고 아래로는 백성을 보살피는 것이 도리거늘 한갓 뇌물을 받아 나라의 정치를 흐리게 하였으니 사형에 처함이 마땅하나 처지를 불쌍히 여겨 귀양을 보내리라.” 하고 두꺼비는 곤장 구십 도를 쳐서 아무도 살지 않는 섬으로 귀양을 보냈다. 그리고 남은 자들은 각각 곤장 삼십 도를 때려 내보내었다.
이때 암까치, 동헌에 들어가 어사또에게 아뢰었다.
“소녀 16세에 출가하여 불과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이처럼 참혹한 일을 당했습니다. 소녀는 일가친척하나 없는 몸으로 밤낮으로 통곡하면서 죽은 남편의 뒤를 따르지 못함을 원통히 여기고 있었사옵니다. 하오나 어사또님께옵서 원통함을 풀어 주시니 그 은혜는 저 넓은 바다와 같사옵니다. 어사또님은 만수무강하옵소서.”
하고는 비둘기의 간을 꺼내 가지고 남편의 산소에 이르러 그 간을 무덤 앞에 놓고 제문을 지어 읽으며 통곡하니 주위의 초목들도 함께 서러워했다.
암까치가 잠시 정신을 잃어버리고 있을 때 죽은 남편 까치가 나타나 말했다. “그동안 고생이 어떠하였소. 나는 황천에 돌아가 부모를 모시고 잘 있으니 잠시 함께 지내다가 훗날 황천에서 다시 만납시다.” 하고 잠시 함께 지냈다. 그 후 암까치가 알을 낳으니 사내아이 하나와 딸아이였다. 암까치는 남매를 귀하게 길러 좋은 혼처자리를 만나 장가를 들이고 시집을 보내었다. 암까치의 나이가 칠십이 되고 손자 까치들이 번성했다.
어느 날 암까치는 갑자기 하늘로 올라갔다. 후에 암까치의 아들과 딸은 여러 자식들을 낳았다. 이 까치의 자손들은 모두 부모에게 효성하고 남편을 정성으로 받드니 효자와 열녀가 대를 이어 끊어지지 아니하고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았다. <끝>
[작품 정리]
▪ 연대 : 미상(18세기 후반 영, 정조대의 작품으로, 함경도 지방 사람으로 추정)
▪ 갈래 : 국문 필사본, 우화소설, 세태 - 풍자소설, 송사(訟事) - 공안(公安)소설
▪ 배경 : 황해도 안악군
▪ 표현 : 가탁법(인간을 조류에 의탁하여)
▪ 성격 : 우화적, 비판적, 비유적
▪ 주제 : 까치의 억울한 사정을 통한 무능한 관리와 부패한 사회상의 비판
▪ 의의 : 당대 서민들의 억울한 실정과 관리와 관 주변 실세들이 결탁하여 지방행정을 좌지우지하던 부패한 사회상을 풍자, 비판함.
▪ 인물 : 
① 보라매(군수) - 엉터리 증언만을 믿고 비둘기의 죽음을 단순 사고사(事故死)로 판결하는 군수. 안이하고 무능한 관장을 대표함.
② 비둘기 - 상당한 재력을 소유한 인물. 그의 성격은 ‘놀부전’의 놀부나 ‘옹고집전’의 옹고집과 유사함. 비둘기는 당대 향촌사회의 신흥졸부이면서 수령이나 관아 주변의 인물들과 결탁하여 서민층을 수탈하던 인물을 대표함
③ 두꺼비, 구진, 앵무새 : 실세에 빌붙어 이익을 챙기는 지방 관아의 주변인물. 
④ 까치, 할미새, 두견새, 까마귀, 따오기 : 지배층과 유력자의 횡포에 시달리며 그들의 눈치를 보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조선후기 서민들을 대표함.
⑤ 할미새 : 처음에는 양심상 거짓 고변을 회피하려 미친이로 행세하다가 나중에 용기를 내어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게 한 인물.
 [작품 해설]
<까치전>은 18, 19세기에 창작된 것으로 보이는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이다. 인간의 송사 문제를 조류에 가탁(假託)하여 표현하고 있다. 둥지를 새로이 마련한 까치가 온갖 날짐승을 초청하여 벌이는 잔치 마당에 비둘기가 불청객으로 나타나 생트집을 부리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비둘기란 위인은 심술꾸러기에다 욕심까지 대단하여 '비금(飛禽. 날짐승) 중에 그놈한테 아니 맞은 이 없기'에 초청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런데 그는 잔치판에 나타나 '국기일(國忌日)에 풍류를 어지러이 한다'면서 갖은 욕설과 행패로 판을 어지럽힌다. 잔치의 주인공은 물론 모든 손님들에게도 행패를 일삼으매 참다 못한 까치가 달려나와 항의하다가 비둘기의 발길에 차여 높은 나뭇가지에서 떨어져 즉사하는 변을 당하니 현장에 있던 새들이 그를 결박하여 관가에 넘기게 된다.
사건을 보고 받은 군수가 꾀꼬리, 두견, 까마귀를 문초하자 '그간의 사정은 모른다' 하였고, 할미새는 짐짓 미친 척하다가 '노망들린 년'으로 내침을 당하고, 풍헌(風憲. 동리의 일을 맡아보는 직책) 솔개미는 두민(頭民. 촌장) 섬동지(두꺼비)에게 미루는 등 발뺌만을 일삼는다. 이런 상황에서 섬동지가 스스로 나서서 '비둘기의 훈계(?)에 화가 난 까치가 달려들어 비둘기를 걷어차다가 자기 실수로 떨어져 죽은 것'이라 거짓 증언을 하니 책방(冊房. 동리의 직책) 구진(手陳의 변형인 듯. 매)과 수청(守廳. 몸종) 앵무새도 덩달아 희살(戱殺. 장난치며 놀다가 실수로 죽임)을 주장한다. 수사가 이처럼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되면서 살인범 비둘기는 동료끼리 서로 싸운 죄목으로만 문책 당한 후에 석방된다.
까치의 죽음이 이렇게 처리된 이면에는 비둘기의 계획된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다. 비둘기는 평소부터 '까치가 평생 근력 다 들여서 근근이 지은 둥지를 빼앗고자 하는'욕심을 품고 있던 차에, 그의 잔치마당을 빌미로 시비를 걸다가 살인을 저지르게 된 것이다. 일이 다급하게 되자 비둘기는 증인들에게 압력을 가하는가 하면, 두민 섬동지와 책방 구진 등을 뇌물로 매수하여 위증을 이끌어낸다. 구타에 의한 피살 사건을 실족사로 위장 처리하는 음모가 성공한 셈이다.
남편을 잃은 암까치는 삼년상을 치르면서 절치부심 그의 신원을 다짐하고 있는데, 때마침 이 지역을 순행하던 암행어사가 까치의 억울한 죽음을 소문으로 듣고 사건을 원점에서 재수사하여 그의 비명횡사를 확인하게 된다. 그 결과 사건은 수령의 봉고 파직, 비둘기의 처형, 위증자의 유배라는 판결로 마무리된다.
엉터리 증언만을 믿고 비둘기의 죽음을 단순 사고사로 판결하는 군수의 처사는 '무능한 관장'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비둘기의 뇌물을 받은 두민 섬동지가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거나,'그른 일도 옳게 하고 옳은 일도 그르게 한다'고 말하는 대목으로 미루어 볼 때, 비둘기는 상당한 재력을 소유한 인물이다. 여기에다 그의 심술은 놀부나 옹고집과 흡사한 것으로 묘사되는데, 비둘기는 바로 이 시대 향촌사회의 요호부민(饒戶富民. 신흥졸부)이면서 수령이나 관아 주변의 인물들과 결탁하여 빈농층에 대한 수탈을 일삼던 인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배층과 유력자의 횡포에 시달리는 조선후기 서민들의 고달프고 억울한 삶의 현실에서 암행어사의 존재는 한 줄기 구원의 빛이다. 우리 문학사에서 이들은 무소불위의 힘을 지닌 영웅으로 그려지기 일쑤이다. <춘향전>, <박문수전>, '고창녕 전설', <김씨남정기>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까치전>에 등장하는 암행어사 또한 대다수 서민의 영웅기대 심리를 충족시켜 주는 구원자인 셈이다. 결국 이 작품의 주제는 토호(土豪)들이 결탁하여 선량한 백성들을 괴롭히는 사회상에 대한 풍자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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