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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桂月傳 - 作者不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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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계월전 (洪桂月傳)



Ⅰ. 서론

「홍계월전」은 조선후기 영웅소설 중에서도 여성이 영웅으로 등장하는 소설이다.

일반적으로 여성이 주인공인 소설에서는 여성들이 지켜야하는 도덕적 규범, 정절, 효행을 강조하는 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나, 여성 영웅소설인「홍계월전」은 이러한 유교적 이념에서 탈피, 남성만이 누릴 수 있었던 특권을 가진 여성이 사회에 진출하여 이름을 크게 떨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


Ⅱ. 여성 영웅소설에 대하여

'여걸소설', '여장군계소설', '여성군담소설'등으로도 불리는 여성 영웅소설은 여성이 전장에 나아가 활약하여 전공을 세우는 모티프가 들어 있는 소설을 말한다.

이러한 여성영웅소설이 유교적 질서가 엄격해졌던 18세기 조선 후기 사회에 등장할 수 있었던 계기와, 당대에 여성 영웅소설이 갖는 의의에 대해서 먼저 살펴보기로 하겠다.

1. 등장배경

1) 유교사회의 모순

조선 후기 사회는 양란으로 사회 전반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며 유교사회의 모순이 드러났 고, 지배층들이 국가가 위기를 대처함에 있어 무능함을 보이자 직접적 고난의 당사자였던 피 지배층들은 기존의 신분제도에 대한 회의와 체제에 대해 비판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런 계급 적 신분질서의 동요는 상하개념에 대한 회의를 초래하면서 여성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2) 실학사상의 등장

사회 제도의 모순에 대한 현실 개혁에 대한 학문적 반성이 촉구되면서 실학이 등장했다.실학 자들은 직접적으로 여성의식을 강조하진 않았으나, 그들은 여성에 관용적 시각을 지녔다.

3) 천주교의 만민평등 사상

천주교의 교리는 여성들에게 새로운 여성관을 볼 수 있는 시각을 깨우쳐 주었고 여성들은 신 앙 활동을 통해 가정 외적 활동에 대한 참여 의식이 생겨나게 되었다.

4) 동학사상

"모든 인간을 하늘과 같다" 란 주장을 바탕으로 동학은 유교이념인 남존여비 사상을 배격하 고 소외되고 무지한 여성들에게 새로운 여성상을 제시하게 된다.

⇒ 다양한 변화로 인해, 여성의 의식은 전보다는 훨씬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지만,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문제들은 여전히 남아 있었고 결국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문학밖에 없었다. 영웅소설이 여성 독자층에 널리 보급되면서 남성의 영웅적 행위를 여성이 대신하는 새로운 영웅소설을 탄생시킨 것이다.


2. 의의

여성 영웅소설은 남성이 등장하는 영웅소설의 형태를 빌려왔지만,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여성의 당면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여성 영웅 소설은 조선 말기에서 개화기에 이르는 근대적 성격을 띄고 있어, 고대 소설 가운데 가장 후기적인 작품으로 고대 소설을 정리, 결산하는 위치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이런 점에서 여성 영웅 소설의 소설사적 의의를 살펴보면,

첫째, 구조면에서 여성 소설이 벗어나지 못한 한계를 과감히 탈피하고 있음으로써 그것보다 진일보한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또한 영웅소설의 구조와는 동궤이지만 여성에게 우월성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그것보다 발전된 유형을 지니고 있다.

둘째, 주인공의 성격 면에서 여성 영웅 소설의 여주인공들은 조선조 여성의 지위와 한계를 과감히 탈피하여 남성과 같거나 이를 능가하는 행위를 하기도 하고 더 나아가 남성을 지배하는 위용까지 과시하는 점으로 볼 때, 여주인공의 성격이 근대성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주제 면에서 여성의 윤리적 기본 덕목을 강조하면서도 그것의 실천에 있어서는 전통적 여성의 처지를 벗어나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기 때문에 보다 승화된 모습을 보여 준다.


Ⅲ. 작품분석


1. 줄거리

대명(大明) 성화(成化)년간에 형주 구계촌에 홍 무는 소년 급제하여 이부시랑이 되나 백관이 시기하여 시골에서 사는데, 나이 사십에 자식이 없어 고민하던 중, 선녀가 나타나 자식이 되리라는 꿈을 꾸고 나서 딸을 얻으니 계월이다. 곽도사가 '오 세에 부모와 이별하고 십팔 세에 다시 만나 공후 작록을 누린다'는 예언을 한다. 계월을 남장하여 공부를 시키니 대단히 총명하다.계월이 다섯 살 때, 부인(계월의 어머니)이 귀향한 친구 정사도를 만나던 중 북방의 절도사 장사랑이 양주목사와 난을 일으켜 쳐들어오니, 부인이 계월을 데리고 하녀 양윤과 피난한다. 선녀의 도움이 있었으나 부인과 양윤은 도적 맹 길에게 잡히고, 계월은 자리에 싸여 큰 강에 띄워진다. 잡힌 부인과 양윤이 맹 길의 처 춘낭과 모의하여 여승의 배로 탈출하여, 부인은 삭발 중으로 변장하여 절에 숨는다. 계월은 무릉포에 사는 여공이 구해 주는데, 여공이 계월의 이름을 평국이라 고치고 동갑 나이인 아들 보국과 함께 공부시키며 키운다.이 때 홍 시랑(계월의 아버지)도 도적에게 잡혀 부역을 하다가 풀려나나, 다시 부역을 했다는 혐의로 벽파도에 귀양을 가서 무인도 생활을 한다. 절에서 지내던 부인의 꿈에 중이 나타나 벽파도에 가 보라 하여, 양윤과 춘낭을 벽파도에 보내 홍 무를 찾아 만난다.보국과 남장한 평국이 과거에 나란히 급제하여, 보국은 부제후, 평국은 한림학사가 되어 곽도사에게 수학하고 무술을 배우나, 부모 생각에 평국의 마음은 편하지 아니하다.이 때 서관 서달이 쳐들어와 평국과 보국이 원수가 되어 막으러 나가는데, 특히 평국의 전략과 무예가 뛰어나 서달 등이 항복하고 만다. 이 과정에서 평국은 잃었던 부모를 찾아 기쁨을 이기지 못한다. 이 때 평국이 병이 나서 진맥을 받던 중 여자임이 밝혀진다. 천자가 사실을 알아 평국을 보국과 결혼시키는데, 평국은 남편 보국보다 벼슬이 더 높아지는 것을 사양하며, 보국의 첩 영춘이 거만하다고 하여 죽이기도 한다. 오왕과 초왕이 반란하여 쳐들어 오는데, 다시 평국과 보국이 나서서 물리친다. 특히 맹 길이 천자를 급습하여 위태로울 때 평국이 단기로 돌아와 막아낸다.이에 홍 무는 초왕으로, 여공은 오왕이 되고 보국은 승상이 된다. 나중에 보국의 자식은 초의 태자가 되고 세상은 태평해진다.



2. 『홍계월전』소개


「홍계월전」은 위기에 처한 남성을 구하는 여성을 그리고 있다. 계월은 전쟁터에서 위기에 처한 남편을 여러 번 구해주며 또 자신의 아버지를 구하고 시아버지를 구하며 천자를 구한다. 계월은 국가에 공을 세워서 자신이 영달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가족과 시가의 가족의 보호자 노릇까지 하는 것이다. 조선조의 여성들이 가정에서 주변인의 역할만 하도록 강요되던 시기에 계월은 가장의 역할을 하는 인물로 형상화되었다. 「홍계월전」은 기존의 소설과는 달리 여성이 남성보다 능력 면에서 우월할 수 있으며, 남성을 보호하고 구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여성 인물들은 자신이 마주친 어려움을 회피하지 않고 갈등을 자신의 힘으로 해결하면서 자신의 입지를 넓히고, 남성을 공격하고 비판함으로써 자신들의 장점을 부각시킨다. 「사씨남정기」에서 여성(사씨)은 남편과의 관계를 통하여 또 남편의 가문에 헌신하는 행위를 통하여 정체성을 확인했지만,「홍계월전」에서 계월은 남성에 기대어 그들과 원만한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정체성을 확립하지는 않았다. 계월은 자신의 판단에 의하여 현실적인 제약을 깨뜨리고 결단력 있게 행동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했던 것이다.



3. 『홍계월전』의 인물


1)『홍계월전』의 주연; 계월 vs 보국

이 작품에서 계월(평국)은 남편인 보국보다 우월한 능력을 바탕으로 보국을 혼내 주기도 하고, 망신 주기도 한다. 아내가 남편에게 순종하지 않고 오히려 남성보다 우월한 위치에서 남성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이는 계월의 행동들은 단순히 아내가 남편 위에 군림한 채 남편을 무시한다는 것이 아니라, 남편 보국이 가부장적 사회제도에 길들여져 남편이 아내보다 우월한 위치를 차지해야 한다는 기존의 관념에 사로잡힌 인물이기에 이러한 남성중심적인 권위에 대한 강력한 비판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보국이 계월에 비해 능력이 모자라기 때문에 계월에 대한 열등감을 가지게 되었으며 이러한 열등감을 사회적으로 보장된 남성의 권위를 통해 되찾으려고 하였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자연히 부부갈등이 생겨나게 되었다. 결혼하기 전 계월이 남성으로 위장하였을 때는 보국과의 갈등은 드러나지 않는다. 또한 계월이 대장군이 되고, 보국이 부장군이 되는 것도 이의 없이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계월이 여성이라는 사실이 널리 드러나고 결혼을 한 후 보국은 과거에 지녔던 태도를 철회하고 계월로부터 자신이 요구하는 여성으로서의 자세를 갖도록 요구한다. 그러나 계월은 가정으로의 복귀를 거부하면서 영웅으로서의 능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자 한다.

이러한 부부의 갈등은, 결국 천자의 승인, 남편의 애첩인 영춘의 살육, 죽음에 이른 남편의 구원을 통하여 계월의 철저한 승리로 귀결된다. 결국 갈등의 해소는 계월의 능력과 남성의 권위주의 포기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기존의 남성적 권위가 무너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작가는 여성영웅 홍계월이 보여준 용맹을 통해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어떠한 능력으로도 계월의 능력을 따를 수 없다는 사실을 남성이 인정하고서야 갈등은 해소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갈등의 해소는 계월이 여성의 신분이었을 때가 아니라 남성의 신분이었을 때 가능한데 예를 들면, 남편 보국의 애첩인 영춘을 치죄하여 죽일 때도 계월은 남성의 신분으로 돌아가 군법으로 다스리고 있고, 전쟁터에서 남편의 목숨을 구함으로써 갈등을 해결할 때도 계월은 남성의 신분이었다. 또한 계월은 여자로 태어난 것을 한스러워 하며 자신이 중군으로서 부리던 사람을 남편으로 맞이해야 하는 것을 불만스럽게 여긴다. 이는 여성이 밖에서는 아무리 영웅적인 인물이라 할지라도 안에서는 아내의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계월이 남성 못지 않은 뛰어난 능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남성의 대리인 혹은 대리남성으로서의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론에서는 그런 남성의 모습까지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여전히 여성을 가부장제적이고 유교적인 틀 안에 가두려는 이데올로기를 감추고 있다.

하지만 계월은 남편이 자신을 박대함에 남편에 대한 원망과 분노를 표현하며 전쟁 중에 남편의 목숨을 구한 후 전에 자신을 홀대한 것에 대해 남편을 조롱하기도 하는 모습에서 기존의 소설에서는 찾아 보기 힘든 여성의 모습으로 한 차원 의식이 깬 여성을 보여주고 있다.


2) 『홍계월전』의 조연들; 여자 vs 남자

계월 외에도 「홍계월전」에 등장하는 또 다른 여성인 계월의 어머니 양부인이나 맹길에게 잡혀 왔던 춘랑도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성격의 소유자들이다. 양부인은 도적의 무리에게 잡혔다가 춘랑, 양윤과 함께 도망치고 꿈속에서의 현몽만 믿고 남편을 찾아간다.

양부인이 꿈속에 남편과 계월을 찾으라는 승려의 말을 듣고 '가다가 노중고혼이 될지라도 가리라' 하며 남편을 찾아가는 것은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모습이며 춘랑 역시 자신이 원하지 않은 남자의 아내가 되기를 거부하고 때를 보아 사람들과 함께 탈출하는 지혜와 용기를 가진 여성이다.

이에 비해 남성 인물들은 통념적인 남성상을 벗어나 있고 겁이 많고 나약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홍계월전」의 남성 인물들은 모두 다 별로 권위적이지 않으며(남편 보국은 제외) 때로는 나약하고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계월의 아버지 홍무는 목숨을 보존하기 위해 도적에게 잡혀 거짓 항복했다가 관군에게 잡혀 유배를 간다. 유배지에서 짐승처럼 털이 돋은 모습으로 고기를 주어 먹으며 굴속에서 살다가 자신을 찾아온 부인을 만나는 홍무의 모습은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다. 또 계월의 시아버지 여공은 지위가 높은 며느리에게 주눅이 들어 아내에 대해 불평하는 아들을 조심하라고 타이르고, 천자는 계월이 여성인 것을 안 후에도 직위를 거두지 않고 나라가 위태로울 때 그녀를 원수로 임명하여 국가의 위기를 넘긴다.



4. 보국과의 관계를 통해 본 소설 속 남녀관계


이 소설에서의 남녀 관계 즉, 보국과 계월과의 관계가 흥미로웠다.

그들을 비교해 보면, 계월은 영웅의 생애에서 필수적인 시련과 고난을 겪는 영웅소설 주인공의 전형을 띄고 있으며, 어린 시절 동문수학을 하는 과정, 과거시험, 전쟁에서의 활약 등을 보아 소설 속 남녀 관계는 여성 우위로 전개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여성우위의 관계는 계월이 자신이 여성임을 밝히게 되고, 보국과 결혼을 하게 되면서부터 남녀 사이의 갈등과 대립을 일으키는 요소가 된다. 계월이 자신이 여성임을 밝히게 된 사건은 그녀가 가짜 남성이 아닌 진정한 여성의 존재로써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전환점이 되기도 하지만, 그로 인한 결혼은 그녀에게 있어서 중세적 남녀의 상하 관계로의 복귀였고, 거부하고 싶은 관계였다.

계월이 다른 소설에서 보여지는 지고 지순한 전통적인 여인상이 아니란 것은, 결혼을 마지못해 허락하면서, 자신이 남자가 못됨을 한탄하는 대목에서 확연히 드러나는데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으로 태어났기에 여성 활동의 한계를 절감하고 다시 남성으로 태어나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듯한 이 대목에서, 그녀가 지향하는 삶은 결혼이라는 제도 속에서 아내나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통한 자아 실현이 아닌, 주체적인 한 인간으로서의 사회적인 자아를 실현하는 것에 있음을 알 수가 있었다.

때문에 이러한 계월의 욕구와 그녀가 가정 내에서 순종하는 여성이 되길 기대하는 남성중심적 사고를 지닌 보국의 욕구가 서로 충돌하여 서로 주도권을 다툼이 생기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였다. 보국은 그녀가 자신과 동등한 남자였을 적에는 자신의 열등함을 문제 삼지 않았고 그녀의 부하로서 복종했으나, 계월이 여성임을 알고 나서는 태도가 변하여 계월에게 불만을 표하며 가부장적인 권위를 내세워 그녀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이에 계월은 「"보국이 전일 중군으로서 소녀의 부리던 사람이라. 내가 그 사람의 아내 될 줄을 알았으리오. 다시는 군례를 못할까 하여 망종 군례나 차리고자 하오니…"」 하며, 이미 혼례 전부터 보국의 군기를 단단히 잡아 놓으려 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남편에게 복종하고 순종하는 여성이 되는 것을 강력하게 거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혼 이후, 그들이 대립하는 관계를 지켜볼 때, 계월이 보국의 첩 영춘을 죽인 사건 또한 가정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처첩간의 갈등으로 생긴 현상이라기보다는, 계월이 보국에게 자신의 우월함을 과시하는 것으로, 영춘은 두 남녀 사이에 낀 희생양이었으며, 그들 사이의 주도권 다툼이 한층 더 심화 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일로 인해 보국은 계월을 멀리하고 방에 들지 않게 되자, 그녀는 속 좁은 보국을 탓하면서 계월은 다시 한번 자기가 남자로 태어나지 못한 것을 한탄하고 있다.

그러나 소설 속 계월과 보국의 대립은 늘 보국이 계월보다 열등하고 왜소한 위치에서 계월의 위엄에 눌려 변명을 하고 목숨을 애걸하는 구차한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었다.

「평국이 고함하고 달려들어 보국의 창검을 손에 들고 삭멱을 잡아 공중에 들고 갈 새…보국이 소래를 크게 하여 원수를 불러 왈 "평국은 어데 가서 보국이 죽는 줄을 모르는고?" 하며 우는 소래 진중에 요란하니 원수 이말을 듣고 웃으며 왈, "네 어찌 평국에게 달려오며 평국을 부르느뇨?" 하며 박장 대소하니…」

그들의 마지막이라 할 수 있는 이 대결에서 보국은 목숨이 경각에 달리자, 자신도 모르게 계월을 찾으면서 구해줄 것을 원하고 만다. 결국 여기서 보국은 자신의 능력이 계월보다 열등하다는 것을 시인하고, 가부장적 사고에서 탈피하게 되며 그렇게 대립은 저절로 해소된다.


이 소설 속에서 나타나는 남녀의 대립, 즉 계월과 보국의 대립이 의미하는 것은 단순히 여성우위를 표현하는 것만이 아닌 남성에게 복속되지 않으려는 계월의 노력의 형상화라고 보여진다. 계월이 지향하는 것은 남성에게 구속되지 않는 삶이었기 때문에 가부장적 사고방식의 보국과 계속해서 대립하게 되었다. 그러한 계월은 전쟁터에 나아가 적을 섬멸하고 남편을 구해주는 영웅적 활약을 통해 남편보다 능력 면에서 우세함을 보여주었고, 결국 보국이 계월의 능력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고 인정하게 되면서 서로 공경하는 관계로 바뀌게 된다.

계월이 진정 원하는 남녀관계는 바로 이렇게 서로가 공경하는 남녀평등의 관계였던 것이다.




5. 소설 속의 남장 모티브


엄격한 가부장제 사회였던 조선시대에 남성들은 항상 우월한 능력자로서 핵심적 위치에서 중요한 일만을 수행했던 반면 여성들은 열등하고 나약한 인간이었으며, 남녀의 관계에 있어서 남성우위의 관계가 유지되고 있었다. 이런 사회에서 소설 속 홍계월이라는 여성이 남성의 고유영역인 사회활동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여성이라는 신분을 감추고 남장을 했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여성 영웅소설에서의 여성영웅들은 남장을 통해서만이 자신의 영웅성을 발휘해 지향가치를 실현할 수 있었으므로, 소설 속의 '남장모티브'는 중요한 요소였고, 동시에 남성영웅소설과 구별되는 차이점이었다.

「"이 아이 상을 보니, 오세에 부모를 이별하고 십팔세에 부모를 만나 공후 작록을 올릴 것이오 명망이 천하에 가득 할 것이니 가장 길하도다…" 시랑이 도사의 말을 듣고 염려 무궁하여 계월을 남복으로 입혀 초당에 두고 글을 가르치니 일람첩지라」

이 소설에서 계월이 남장은 하게 된 것은, 곽도사의 예언을 들은 그녀의 부모가 계월이 어린 나이에 부모와 이별하게 된다면, 여성의 신분으로는 혼자서 세상을 살아가기란 도저히 불가능하며 사회적으로 많은 제약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차라리 남성으로 살아가길 원했기 때문이었다.

남성으로의 변신은 그녀에게 학문도 연마하고 입신양명할 수 있는 계기와 남성과 동등한 삶을 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며, 이것은 과거시험에 장원급제하고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는 영웅적 활약을 할 때까지 유지된다.

그녀는 남장을 통해 전통적 여성으로서의 삶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를 실현시키는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여성의 삶을 살아가지만 이 때, 남성으로 변신하여 자신의 뛰어난 능력과 영웅적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자아 실현은 했을지 몰라도 여성 자신은 항상 신분이 탄로 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생활과 남성임을 갈망하는 여성, 즉 불완전한 인간으로 살아가야만 했을 것이다.

즉, 이는 여성이 아무리 남성보다 뛰어난 능력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남장을 하지 않는다면 남성의 세계로 진입할 수 없다는 논리를 여성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는 한계점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러한 남성 모티브를 빌려 여성상을 제시한 것은 당시의 남성중심의 성(性)이데올로기에 정정당당하게 맞서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여성 영웅 계월의 모습을 통해 여성은 원래부터 연약하고 열등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었고, 가부장 체제가 계속되는 한 여성의 신분으로는 사회적 진출이나 능력 발휘가 실현 불가능한 꿈임을 재확인시켜주어 불합리한 사회 현실의 모순을 드러내고, 남성에게 예속된 생활을 강요받는 환경 속에서도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여성상을 거부하고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살면서 사회적인 자아 실현이나 인간가치의 실현을 이루고픈 갈망 등을 표현할 수 있었던 것 또한 남장 모티브를 통해 가능한 것이었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6. 「홍계월전」의 의의


「홍계월전」은 자신의 삶에 관한 한, 삶의 주체가 여성 자신이기를 지향하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여성의 관점에서 쓰여지고 있다. 비록 계월은 남편과는 갈등을 일으키고 있지만 국가에 충성하는 신하이며 비범한 능력을 가진 영웅으로서 사회적인 자아를 실현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 작품은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막혀 있고, 여성이 결혼하면 자신의 부모에게 효도할 수 없는 남성 중심의 현실과 제도를 비판하는 소설이라 할 수 있다.

계월이 비록 남장을 하고 남성으로 관직을 얻고 국가에 공헌을 세워 남성적인 면을 드러냈다는 것이 한계점으로 지적되고 있긴 하지만, 여주인공의 그러한 행위는 능력을 가진 여성에게도 사회 진출에의 길이 막혀 있는, 여성이 처한 현실을 폭로하고 비판하는 상징적 행위로 읽어야 한다.

그리고 홍계월전은 가정이라는 공간에서 굴종을 강요당하던 조선조 사회의 성차별에 대하여 직접 반기를 들고, 이를 시정하여야 한다는 의식의 확산을 보여주고 있으며, 남성중심 사회에서 남성보다 나약하고 열등한 여성에게 반대로 남성이 여성에게 복종하는 여성영웅소설의 내용은 남성들에게는 충격적이었지만, 여성들에게는 통쾌감을 주는 동시에 여성에게도 신분상승의 의지를 심어주어 희망을 주었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이 작품이 지어진 시기와 작자를 알 수 없으나 계월이라는 자신의 삶에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인물을 창조한 것은 그만큼 작가의 의식이 성장하고 기존 사회제도를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갖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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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계월전
      * 자료 : 서강출판사 판 한국고전문학전집(전규태 편저, 1975)에서 발췌.

각설. 대명(大明) 성화(成化)년간에 형주(荊州) 구계촌(九桂村)에 한 사람이 있으되, 성은 홍(洪)이요 명은 무(武)라. 세대 명문 거족으로 소년 급제하야 벼슬이 이부시랑(吏部侍郞)에 있어 충효 강직하니, 천자 사랑하사 국사를 의논하시니, 만조백관이 다 시기하야 모함하매, 무죄이 삭탈관직하고 고향에 돌아와 농업을 힘쓰니, 가세는 요부하나 슬하에 일점 혈육이 없어 매일 설워하더니, 일일은 부인 양씨(楊氏)로 더불어 추연 탄왈, 
“연장사십(年將四十)에 남녀간 자식이 없으니, 무리 죽은 후에 후사를 뉘게 전하며 지하에 돌아가 조상을 어찌 뵈오리오.” 
부인이 피석(避席) 대왈, 
“불효삼천(不孝三天)에 무후위대(無後爲大)라 하오니, 첩이 존문(尊門)에 의탁하온 지 이십년이라. 한낱 자식이 없사오니, 하목(何目)으로 상공을 뵈오리까. 복원(伏願) 상공은 다른 가문의 어진 숙녀를 취하여 후손을 보올진대 첩도 칠거지악을 면할까 하나이다.” 
시랑이 위로 왈, 
“이는 다 내 팔자라. 어찌 부인의 죄라 하리오. 차후는 그런 말씀 마르소서.” 하더라. 
이때는 추구월 망간(望間)이라. 부인이 시비(侍婢)를 데리고 망월루에 올라 월색을 구경하더니 홀연 몸이 곤하여 난간에 의지하매 비몽간(非夢間)에 선녀 내려와 부인께 재배하고 왈, 
“소녀는 상제(上帝) 시녀옵더니, 상제께 득죄하고 인간에 내치시매 갈 바를 모르더니 세존(世尊)이 부인댁으로 지시하옵기로 왔나이다.” 
하고 품에 들거늘 놀라 깨다르니 평생 대통이라. 부인이 대희(大喜)하여 시랑을 청하여 몽사를 이르고 귀자(貴子) 보기를 바라더니, 과연 그달부터 태기 있어 십삭이 차매 일일은 집안에 향취 진동하며 부인이 몸이 곤하여 침석에 누웠더니 아이를 탄생하매 여자라. 선녀 하늘로 내려와 옥병을 기울여 아기를 씻겨 누이고 왈, 
“부인은 이 아기를 잘 길러 후복(厚福)을 받으소서.” 
하고 인하여 나가며 왈, 
“오래지 아니하여서 뵈올 날이 있사오리다.” 
하고 문득 가옵거늘 부인이 시랑을 청하여 아이를 보인대 얼굴이 도화(桃花) 같고 향내 진동하니 진실로 월궁항아더라. 기쁨이 측량 없으나 남자 아님을 한탄하더라. 이름을 계월(桂月)이라 하고 장중보옥(掌中寶玉)같이 사랑하더라. 
계월이 점점 자라나매 얼굴이 화려하고 또한 영민한지라 시랑이 계월이 행여 단수(短數)할까 하여 강호 땅에 곽도사라 하는 사람을 청하여 계월의 상(相)을 보인대, 도사 이윽히 보다가 왈, 
“이 아이 상을 보니 오세에 부모를 이별하고 십팔세에 부모를 다시 만나 공후작록(公侯爵祿)을 올릴 것이오, 명망이 천하에 가득할 것이니 가장 길하도다.” 
시랑이 그 말을 듣고 놀라 왈, 
“명백히 가르치소서.” 
도사 왈, 
“그 밖에는 아는 일이 없고 천기를 누설치 못하기로 대강 설화하나이다.” 
하고 하직하고 가는지라. 시랑이 도사의 말을 듣고 도리어 아니 보임만 같지 못하여 부인을 대하여 이 말을 이르고 염려 무궁하여 계월을 남복(男服)으로 입혀 초당에 두고 글을 가르치니 일람첩지라. 시랑이 자탄 왈, 
“네가 만일 남자 되었던들 우리 문호에 더욱 빛낼 것을 애닯도다.” 하더라. 
세월이 여류하여 계월의 나이 오세가 당한지라. 이때 시랑이 친구 정사도를 보려 하고 찾어갈새, 원래 정사도는 황성(皇城)에서 한가지로 벼슬할 제 극진한 벗이라. 소인 참소를 만나 벼슬 하직하고 고향 호계촌에 내려온 지 이십 년이라. 시랑이 이 날 떠나 양주로 향하여 호계촌에 찾아갈새 삼백 오십 리라. 여러 날 만에 다다르니 정사도 시랑을 보고 당에 내려 손을 잡고 대희하여 좌(座)를 정한 후에 적연 회포를 위로하며, 
“이 몸이 벼슬 하직하고 이곳에 와 초목을 의지하여 세월을 보내되 다른 벗이 없어 적막하더니 천만 의외에 시랑이 불원천리하고 이렇듯 버린 몸을 찾아와 위로하니 감격하여이다.” 
하며 즐거워하더니 시랑이 삼일 후에 하직하고 떠날새 섭섭한 정을 어찌 측량하리오. 시랑이 이날 여람 북촌에 와 자고 이튿날 계명(鷄鳴)에 떠나려 하더니 멀리서 쟁북 소리 들리거늘, 시랑이 나서 바라보니 여러 백성이 쫓겨오거늘 급히 물은즉 답왈, 
“북방절도사(北方節度使) 장사랑(張士郞)이 양주목사 주도와 합력하여 군사 십만을 거느리고 지금 황성을 범하여 작난이 자심하여 백성을 무수히 죽이고 가산을 노략하매 살기를 도모하여 피난하나이다.” 
하거늘 시랑이 그 말을 듣고 천지 아득하여 산중으로 들어가며 부인과 계월을 생각하여 슬피 우니 사세(事勢) 가련하더라. 
이때 부인은 시랑 돌아오심을 기다리더니 이 날 밤에 문득 들리는 소리 요란하거늘, 잠결에 놀라 깨달으니 시비 양윤이 급고(急告) 왈 
“북방 도적이 천명만마(千兵萬馬)를 몰아 달려오며 백성을 무수히 죽이고 노략하니 피난하느라고 요란하오니 이 일을 어찌하오리까?” 
부인이 대경(大驚)하여 계월을 안고 통곡 왈, 
“이제는 시랑이 중도에서 도적의 모진 칼에 죽었도다.” 
하며 자결코자 하니 양윤이 위로 왈 
“아직 시랑의 존망(存亡)을 모르옵고 이렇듯 하시나이까?” 
부인이 그러이 여겨 진정하여 울며 계월을 양윤의 등에 업히고 남방을 향하여 가더니 십리를 다 못 가서 태산이 있거늘, 그 산중에 들어가 의지코자 하여 바비 가서 돌아보니 도적이 벌써 즉쳐오거늘 양윤이 아기를 업고 한 손으로 부인의 손을 잡고 진심갈력(盡心竭力)하여 겨우 삼십리를 가매, 대강(大江)이 막히거늘 부인 망극하여 앙천(仰天) 통곡 왈, 
“이제 도적이 급하니 차라리 이 강수에 빠져 죽으리라.” 
하고 계월을 안고 물에 뛰어들려 하니 양윤이 붙들고 통곡하더니 문득 북해상으로서 처량한 제사례를 드리거늘 바라보니 한 선녀 일엽주(一葉舟)를 타고 오며 왈, 
“부인은 잠깐 진정하소서.” 
하며 순식간에 배를 대고 오르기를 청하거늘, 부인이 황감하여 양윤과 계월을 데리고 바삐 오르니 선녀 배를 저으며 왈, 
“부인은 소녀를 알아보시나이까. 소녀는 부인 해복하실 때에 구원하던 선녀로소이다.” 
부인이 정신을 수습하여 자세히 보니 그제야 깨달아 왈 
“우리는 인간 미물이라 눈이 어두워 몰라보았도다.” 
하며 치사(致謝) 왈, 
“그때 누지(陋地)에 왔다가 총총 이별한 후로 생각이 간절하여 잊을 날이 없더니 오늘날 의외에 만나오니 만행이오며 또한 수중고혼(水中孤魂)을 구하시니 감사무지하와 은혜를 어찌 갚으리오.” 
선녀 왈 
“소녀는 동빈선생을 모시러 가옵더니 만일 늦게 왔던들 구하지 못할 뻔하였소이다.” 
동파곡을 부르며 저어가니 배 빠르기 살같은지라. 순식간에 언덕을 대이고 내리기를 재촉하니 배에 내려 치사 무궁하매 선녀 왈 
“부인은 삼가하와 천만 보중하옵소서.” 
하고 배를 저어 가는 방향을 알지 못할러라. 
부인이 공중을 향하여 무수히 사례하고 갈밭 속으로 들어가며 살펴보니 초수는 만곡이요 오산은 천봉이라. 부인과 양윤이 계월을 시냇가에 앉히고 두루 다니며 갈근도 캐여먹으며 벼들개야지도 훑어먹고 겨우 사인을 차려 점점 들어가더니 한 정자각(亭子閣)이 있거늘 나가 보니 현판에 엄자릉의 잔대라 하였더라. 그 정각에 올라 잠깐 쉴새 양윤은 밥 빌러 보내고 계월을 안고 홀로 앉았더니 문득 바라보매 강상에 한 범선이 정자를 향하여 오거늘 부인이 놀래여 계월을 안고 대수풀로 들어가 숨었더니 그 배 가까이 와 정자 앞에 대이고 한 놈이 이르되, 
“아까 강상에서 바라보니 여인 하나 앉았더니 우리를 보고 저 수풀로 들어갔으니 급히 찾으리라.” 
하고 모든 사람이 일시에 내다라 수풀로 달려들어 부인을 잡아갈새 부인이 천지 아득하여 양윤을 부르며 통곡한들 밥 빌러 간 양윤이 어찌 알리오. 
도적이 부인의 등을 밀어 잡아다가 배머리에 쫒이고 부수히 힐난을 하는지라. 원래 이 배는 수적(水賊)의 무리라. 수상으로 다니며 재물을 탈취하고 부인도 겁칙하더니 마침 이곳에 지나다가 부인을 만난지라. 수적 장맹길이라 하는 놈이 부인의 화용월태(花容月態)를 보고 마음에 흠모하여 왈, 
“내 평생 천하일색을 얻고자 하였더니 하늘의 지시하심이라.” 
하고 기뻐하거늘 부인이 앙천 탄왈, 
“이제 시랑의 존망(存亡)을 알지 못하고 목숨을 보전하여 오다가 이곳에 와 이런 변을 만날 줄을 알았으리오.” 
하며 통곡하니 초목 금수도 다 서러워하는 듯하더라. 맹길이 부인의 서러워함을 보고 제인(諸人)에게 분부 왈, 
“저 부인을 수족(手足) 놀리지 못하게 비단으로 동여매고 그 아이는 자리에 싸서 강물에 넣어라.” 
하니 제졸(諸卒)이 영을 듣고 부인의 수족을 동여매고 계월을 자리에 싸서 물에 넣으려 하니, 부인이 손을 놀리지 못하매 몸을 기울여 입으로 계월의 옷을 물고 놓지 아니하고 통곡하니 맹길이 달려들어 계월을 옷깃을 칼로 베고 계월을 물에 던지니 그 망칙한 말이야 어찌 다 측량하리오. 
계월이 물에 떠가며 울어 왈, 
“어머님, 이것이 어찌한 일이요. 어머님 나는 죽네. 바삐 살려주소서. 물에 떠가는 자식은 만경창파(萬頃蒼波)에 고기밥이 되라 하나이까. 어머님 어머님, 얼굴이나 다시 보옵시다.” 
하며 울음소리 점점 멀어가니 부인이 장중보옥(掌中寶玉)같이 사랑하던 자식을 목전에 물에 죽는 양을 보니 정신이 어찌 온전하리오. 
“계월아, 계월아. 날과 함께 죽자.” 
하며 앙천통곡 기절하니 주중 사람이 비록 도적이나 낙루(落淚) 아니할 이 없더라. 
슬프다. 양윤은 밥 빌어가지고 오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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