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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준 - 날개의 집(1993/21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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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와 감상
우리 나라 남도의 촌에서 나고 자란 한 소년이 그림의 세계에 투신하여 자신만의 세계를 일구어가는 과정을 그려놓은 예술가 소설로, 전반부는 어릴 적 나무에서 떨어져 불구가 된, 농사꾼의 아들이자 주인공인 세민이 그림의 세계에 빠져들게 된 성장의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후 당숙이었던 유당을 스승으로 본격적인 그림공부를 하고, 남의 그림을 본뜨는 단계를 넘어 자신만의 세계를 조심스럽게 시험해감으로써 삶과 예술이 한 뿌리임을 자각하는 과정이 후반부를 이룬다.
 

▣ 이해와 감상
글로 구현된 실경산수화/한폭 동양화 그리듯 선·여백 담아/대가로 다시서는 인간의 길 묘사
수상 한폭의 산수화에 담겨진 선은 실과 허를 공존케 하는 경계가 된다.그 여백은 감상자의 자리가 되기도 하고 하늘이 되기도 한다.
 

21세기문학(발행인 김준성)이 주관하는 21세기문학상 제1회 수상자로 선정된 이청준씨의 중편 <날개의 집>은 마치 산수화 한 폭을 그려내듯 많은 선과 넉넉한 여백을 담아낸 작품이다. 한 그림쟁이가 무등산 자락에서 스승한테 인생과 그림을 배우는 과정을 그린 <날개의 집>은 21세기문학 가을호에 발표된 직후부터 실경산수를 그려내는 듯한 작가의 상상력이 주목을 끌었다. 산수화에서 검정 부분은 광야가 되고 산이 되기도 하지만 통상 우주를 의미한다. 소설에도 많은 검정이 있다. 그러나 이 검정에는 우주의 블랙홀처럼 독자들을 빨아들이는 힘이 있다.
 

개인의 내면을 보다 세련되고 지적인 촉수로 포착하면서 4.19 세대의 문학정신을 간직해온 이씨. 그의 대표작 <병신과 머저리>가 6.25 세대인 형과 4.19 세대인 아우를 통해 5.16 이후 한국 지식인의 고뇌를 그린 것이라면 <날개의 집>은 한 소년의 성장 과정을 통해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있다. 이것이 이청준 소설의 보이지 않는 힘이랄 수 있다.
 

주인공 세민은 산골에서 땅을 부쳐 먹고 사는 집의 아들. 그는 유년기 때부터 꿈이 많았다. 처음엔 엿장수가 꿈이었다. 한두 살 더 먹었을 때는 우체부가 되고자 했다. 그러나 6.25가 터지자 우체부가 전달하는 것에는 좋은 소식을 담은 편지만이 아니라 사망통지서도 있다는 생각에 꿈을 접는다. 한때 형사가 되기로 결심해 보지만 결국 그는 아무것도 되지 못한다.
 

마을 뒷길에 있는 늙은 검팽나무에 오르다 떨어져 다리를 절게 된 그는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한국화가인 당숙이 살고 있는 무등산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화가의 길은 멀고도 멀다. 나무하고 꼴 베는 데 3년, 농사지어 스승을 봉양하는 데 3년, 붓 잡고 선 긋는 데 3년, 사군자를 배우는 데 또 3년. 세월은 흐르지만 당숙은 “아직 멀었느니라.”를 되풀이한다.
 

작가는 소설에서 진정한 대가로 다시 서는 한 인간의 길을 그리고 있다. 어느 날 세민은 깨닫는다. 진짜 자연을 닮은 실경산수를 그리기 위해서는 사람살이의 아픔을 다 앓아야 한다는 것을…….
 

다 앓고 난 것이 자연이고 자연을 화폭에 담으려면 화가도 그처럼 앓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는 5월쯤 27권의 방대한 분량의 전집을 출간하는 이씨는 ‘소설을 쓰는 일이나 그림을 그리는 일이나 결국은 사람이 가는 길을 그리는 것이다. 그렇게 가다보면 성에 접근할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21세기문학상은 6개월 동안 각 문예지에 실린 중·단편을 심사,1년에 2차례씩 수상자를 낼 계획이다.
<정철훈>(국민일보 1998.2.17)
 

▣ 이해와 감상
이 소설에는 이청준의 권위주의를 수긍하는 자유에 대한 생각이 담겨있다. 당시의 시대상황이 군사독재에 의해서 권위주의적 억압이 가득한 사회였음에 작가는 그것에 저항하기가 상당히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현실과 타협을 했을 것이고, 결국에는 그는 현실에 존재하는 권위주의를 인정하고 그 속에서 자유를 누리고자 한 것이다.
 

이 작품 속의 주인공은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는 미래의 모습에 아버지는 부정적이다. 아들이 되고자 하는 것들이 사람들이 우러러보지 않는 평범한 직업이기에 아버지는 그것이 못 마땅하다. 그러한 아버지의 바람을 알고 아들은 점차 자신의 이상을 높여간다. 그러나 여전히 아버지에게는 만족스럽지 못한 직업임에는 틀림없다. 어느 날 주인공이 농사일 하는 모습을 이웃 사람이 무시하자 아버지는 아들에게 농사일을 못하게 한다. 아버지의 강제에 의해 주인공은 뜻하지 않은 자유를 누린다. 이 소설에서 아버지의 심리는 절대 농사일만은 시키지 않겠다는 것인데, 이는 군사독재시절 박정희 정권이 마치 가난만은 면하겠다는 생각과 비슷하다. 당시 박정희 정권은 경제개발을 위해 국가 주도의 계획경제를 실시하였다. 결국 아버지는 자신의 강제에 의해 아들을 행동을 결정한 것이다. 아들은 이런 아버지의 생각을 아주 잘 따르고 있다. 아버지를 미워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아버지를 이해하려고만 한다. 이러한 아들의 모습을 작가는 긍정적으로 그리고 있다. 이는 군사독재시절에 정부가 국민에게 바라는 모습과도 같은 것이다.
 

<퇴원>이라는 작품의 경우 아버지는 주인공을 억압하는 존재요 권위의 상징이었다. 이런 아버지는 주인공을 억압함으로써 주인공의 맘속에 상처를 남겼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은 점차 부정적인 대상이 아니라 후기로 오면서 긍정의 대상이 되고 있다. 날개의 집과 같은 작품이 대표적이다. 이 소설의 아버지는 오로지 아들, 즉 국민만을 생각한다. 아들을 위해 자신의 일생을 헌신한다. 그리고 아들을 위해 헌신하다 자신은 죽는다. 이는 과거 유교사회가 강조하던 전형적인 가장의 모습이다. 또한 아들은 그의 아버지에게 복종을 한다. 국가는 가정이란 작은 단위가 만들어내고 가정은 개인이라는 작은 단위가 만들어낸다. 개인이 가정을 이루기에 가정에는 장이 필요한 것이고, 국가 역시 가정이 이루어 만들어지기에 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권력자가 필요하다. 국가의 권력자는 국민을 위해 일하는 인물이며 이러한 권력자를 위해 국민은 충성을 해야 한다는 논리가 가능해진다. 이렇듯 이 작품 전반에는 박정희 정권의 국가관, 가족과 등이 고스란히 바탕이 되고 있다.
 

이러한 소설을 통해 우리는 과거 근원적인 자유를 찾아 탐구하던 작가가 이제는 자신을 억압하던 권력을 인정하고 그것을 받아들여 긍정적인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그는 결국 현실의 탐구를 자신을 알아내고 자유를 얻는다는 생각이 불가능함을 깨닫고 이제는 전통적 가치관으로 돌아가 권력을 인정하고 자유를 누리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후기에 들면 그의 작품들은 우리의 생활 속에서 사라져 가는 전통적인 소재들을 이야기의 소재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작가의 모습은 과거 자유를 위해 저항을 했다는 그에 대한 평가를 다시 제고해 보게 한다.
 

▣ 핵심 정리
■ 갈래 : 현대소설, 중편소설, 예술가소설
■ 주제
▪ 현실에 대한 끊임없는 탐색 추구
▪ 현실과 이상 사이의 조율
■ 성격 : 감각적, 서정적
■ 특징
▪ 실존 화가의 생애와 미술작품을 모티프로 함
▪ 이중섭의 관점으로 시상 전개
▪ 화가의 작품이 ‘하늘’만을 배경으로 한다면, 시는 ‘하늘’과 더불어 ‘바다’까지를 배경으로 설정함
■ 인물
▪ 세민 : 불구가 되어 예술을 시작했지만, 스승인 유당선생의 도움으로 삶과 예술이 한 뿌리임을 자각함.
▪ 아버지 : 자식인 세민이 예술을 통해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해방된 삶을 살기를 바람.
▪ 유당선생 : 세민의 당숙이자, 스승. 세민으로 하여금 세속적인 욕망을 벗어버리고 진정한 예술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도움
■ 구성
▪ 발단 :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해방된 삶을 살기를 갈망함
▪ 전개 : 나무에서 떨어져 불구가 됨
▪ 위기 : 그림 그리기에 흥미를 갖고 유당선생의 가르침을 받음
▪ 절정 : 유당선생의 세민에 대한 질책과 가르침
▪ 결말 : 삶과 예술이 한 뿌리임을 자각함
■ 출전 : <21세기 문학상 수상작품집>(1993)
 

▣ 줄거리
아버지는 세민이 자신과 같은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기보다 더 넓은 세상에서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란다. 세민 또한 불구의 몸으로 농사일에 매여 아버지처럼 살기보다, 그림 그리기를 통해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해방된 삶을 살기를 갈망한다. 그러나 세민은 아버지 곁을 떠나지 못하고 나무 위에 올라가 먼 곳의 풍경을 바라보기만 한다. 세민에게 있어 나무 위에서 바라본 세상은 ‘더욱더 멀어지고 넓어져 가는 눈 앞의 풍경에 자신도 모르게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그렇게 여러 날을 나무에 오르던 세민은 나무에서 떨어져 한쪽 다리를 저는 불구의 몸이 되면서 현실의 좌절을 처음 느끼게 된다. 아버지 또한 세민의 사고로 인해 현실의 벽을 더욱 실감한다. 이때부터 세민은 현실의 좌절로 새를 그리게 된다. 처음에는 불구인 몸으로 도저히 쫓을 수 없는 새의 비행에 대해 원망으로 시작된 그림 그리기가 새의 형상을 마음 속에 지니게 되는 첫 계기를 만들어 낸다. 아버지는 세민이 그림 그리기에 흥미를 갖게 됨을 반가워하며 무등산 골짜기에 있는 당숙 유당선생에게 그림 공부를 받게 한다. 그림공부를 시작한 세민에게 유당선생은 그림을 가르치기보다는 땅과 흙을 가꾸는 일이 곧 그림을 그리는 일의 한 가지라며 여전히 농사일을 먼저 배우라고 한다. 유당선생은 머리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그림을 그려야 하는 것임을 알려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림을 통한 세민의 세속적인 욕망이 스승인 유당의 질책과 가르침 속에서 삶과 예술이 하나를 이룬 진정한 예술의 성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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