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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예찬 - 민태원 (별건곤/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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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예찬 -  민태원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가슴에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 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巨船)의 기관(汽罐)같이 힘있다. 이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은 바로 이것이다. 이성(理性)은 투명하되 얼음과 같으며, 지혜는 날카로우나 갑 속에 든 칼이다. 청춘의 끓는 피가 아니더면, 인간이 얼마나 쓸쓸하랴? 얼음에 싸인 만물(萬物)은 죽음이 있을 뿐이다.
 그들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따뜻한 봄바람이다. 풀밭에 속잎 나고, 가지에 싹이 트고, 꽃 피고 새 우는 봄날의 천지는 얼마나 기쁘며, 얼마나 아름다우냐? 이것을 얼음 속에서 불러 내는 것이 따뜻한 봄바람이다. 인생에 따뜻한 봄바람을 불어 보내는 것은 청춘의 끓는 피다. 청춘의 피가 뜨거운지라, 인간의 동산에는 사랑의 풀이 돋고, 이상(理想)의 꽃이 피고, 희망(希望)의 놀이 뜨고, 열락(悅樂)의 새가 운다.
 사랑의 풀이 없으면 인간은 사막이다. 오아시스도 없는 사막이다. 보이는 끝까지 찾아다녀도, 목숨이 있는 때까지 방황하여도, 보이는 것은 거친 모래뿐일 것이다. 이상의 꽃이 없으면, 쓸쓸한 인간에 남는 것은 영락(零落)과 부패(腐敗) 뿐이다. 낙원을 장식하는 천자만홍(千紫萬紅)이 어디 있으며, 인생을 풍부하게 하는 온갖 과실이 어디 있으랴?
 이상! 우리의 청춘이 가장 많이 품고 있는 이상! 이것이야말로 무한한 가치를 가진 것이다. 사람은 크고 작고 간에 이상이 있음으로써 용감하고 굳세게 살 수 있는 것이다.
 석가(釋迦)는 무엇을 위하여 설산(雪山)에서 고행(苦行)을 하였으며, 예수는 무엇을 위하여 광야(曠野)에서 방황하였으며, 공자는 무엇을 위하여 천하를 철환(轍環)하였는가? 밥을 위하여서, 옷을 위하여서, 미인(美人)을 구하기 위하여서 그리하였는가? 아니다. 그들은 커다란 이상, 곧 만천하(萬天下)의 대중(大衆)을 품에 안고, 그들에게 밝은 길을 찾아 주며, 그들을 행복스럽고 평화스러운 곳으로 인도하겠다는, 커다란 이상을 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길지 아니한 목숨을 사는가 싶이 살았으며, 그들의 그림자는 천고에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가장 현저하여 일월과 같은 예가 되려니와, 그와 같지 못하다 할지라도 창공에 반짝이는 뭇 별과 같이, 산야(山野)에 피어나는 군영(群英)과 같이, 이상은 실로 인간의 부패를 방지하는 소금이라 할지니, 인생에 가치를 주는 원질(原質)이 되는 것이다.
이상! 빛나는 귀중한 이상, 이것은 청춘의 누리는 바 특권이다. 그들은 순진한지라 감동하기 쉽고, 그들은 점염(點染)이 적은지라 죄악에 병들지 아니하였고, 그들은 앞이 긴지라 착목(着目)하는 곳이 원대하고, 그들은 피가 더운지라 실현에 대한 자신과 용기가 있다. 그러므로 그들은 이상의 보배를 능히 품으며, 그들의 이상은 아름답고 소담스러운 열매를 맺어, 우리 인생을 풍부하게 하는 것이다.
 보라, 청춘을! 그들의 몸이 얼마나 튼튼하며, 그들의 피부가 얼마나 생생하며, 그들의 눈에 무엇이 타오르고 있는가? 우리 눈이 그것을 보는 때에, 우리의 귀는 생(生)의 찬미(讚美)를 듣는다.  그것은 웅대한 관현악이며, 미묘한 교향악이다. 뼈 끝에 스며들어 가는 열락의 소리다.
 이것은 피어나기 전인 유소년(幼少年)에게서 구하지 못할 바이며, 시들어 가는 노년(老年)에게서 구하지 못할 바이며, 오직 우리 청춘에서만 구할 수 있는 것이다.
청춘은 인생의 황금 시대(黃金時代)다. 우리는 이 황금 시대의 가치를 충분히 발휘하기 위하여, 이 황금 시대를 영원히 붙잡아 두기 위하여, 힘차게 노래하며 힘차게 약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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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형적인 수필 작품으로 교술 장르의 문학에서 볼 수 있는 대상에 대한 작자의 관찰과 사색, 진술과 논의의 언어 사용 방식을 따르고 있다. 특히 이 글은 작자가 청년 학생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함으로써 그들의 생각을 일정한 방향으로 인도하려는 실용적이고 설득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 글에는 작자의 의도를 달성하기 위한 독특한 문학적 언어 표현이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도록 한다.
 청춘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를 말하기 위해 철저히 은유적인 표현으로 일관하면서 그 가치를 강조하여 밝히고 있다. 청춘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를 설득하기 위해 동원된 비유적 표현들이다. 아울러 대구와 영탄, 설의법과 같은 수사적 표현을 빈번히 사용하였으며, 그 결과 격정적이고도 힘찬 어조와 화려한 문체를 보여 주고 있다.
 
이해와 감상1
 
 청춘에 대한 찬미와 당부를 표현한 이 작품은 전반부에서는 청춘이 마땅히 가져야 할 정열을 '피'에 비유하고 있다. 젊은이의 정열은 이성(理性)과 지혜보다 값진 것이라는 작가 나름의 주관적인 결론이 비유법, 대구법, 영탄법의 구사로 인해 더욱 박력 있게 펼쳐지고 있다. 후반부에서는 청춘의 이상(理想)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이상이야말로 인생의 부패를 막는 소금이니, 올바른 이상을 가져야만 올바른 삶의 방향을 선택할 수 있다는 필자 자신의 뜨거운 충고가 인류의 성인(聖人)이라는 석가, 예수, 공자의 비유를 통해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청춘의 정열과 이상과 건강하고 활기찬 육체를 예찬한 다음 청춘에게 힘차게 약동할 것을 당부하며 글을 마친다. 적절한 비유와 함축적인 어휘가 서정적이면서도 화려한 문체, 대구와 영탄법을 이용한 정열적 어조 등은 청춘의 이미지를 크게 부각시켜 독자로 하여금 감동을 준다.
1930년대에 씌어진 이 수필은 뛰어난 수사와 힘찬 호흡을 통해 청춘의 아름다움을 찬미한 글이지만, 이 글에는 처음 시작하는 문장이나 핵심어를 간단히 영탄으로 제시함으로써 선명한 인상을 주며, 독자를 2인칭으로 직접 작품 속에 끌여들임으로써 자신의 주장에 적극적으로 호응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즉 독자를 2인칭인 '너희'로 작품의 공간에 끌어 들이며, 뒷부분에서는 '우리'란 정서적 공감을 유발하는 대명사를 사용함으로써 호응도를 높이고 있다. 또한 딱딱해지기 쉬운  석가, 예수 등 성인들을 이끌어온 문단에서도 작가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답하는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자신의 주장을 무리없이 전개하고 있기도 하다.

이해와 감상2
 청춘의 피끓는 정열과 이상, 튼튼한 육체를 찬미하고 있는 이 작품은 작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고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격정적인 어조와 발랄하고 힘찬 문체, 그리고 다채로운 수사법을 동원하고 있다. 적절한 비유와 함축적 어휘, 서정적이면서도 화려한 문체, 대구와 영탄, 설의법을 이용한 언어 표현은 읽는 이에게 감동을 주며, 그런 의미에서 설득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 적절한 비유와 함축적인 어휘, 서정적이면서도 화려한 문체, 대구와 영탄법을 이용한 정열적 어조 등은 청춘의 이미지를 크게 부각시켜 독자에게 강한 호소력을 준다. 그 밑바탕에는 청년들이 좌절하지 않고 청춘의 특권인 커다란 이상을 마음껏 펼쳐 민족의 수난을 극복해 주기를 바라는 작가의 간절한 소망이 배어 있다.
 전반부에서는 청춘의 젊음을 '뜨거운 피'에 비유하고 있다. 그리고 청춘의 정열이 있어야 이성과 지혜도 쓸모가 있다고 하고 있다. 작가는 또한 올바른 이상을 가져야 올바른 삶의 가치를 추구할 수 있다는 자신의 견해를 인류의 성인들의 예를 통해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작자는 청춘이야말로 인생의 황금기라고 강조하면서 이 시기를 힘차게 보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끝으로 청춘예찬의 설득 방식은 '청춘'의 의미를 밝히기 위해 철저하게 은유적인 표현을 구사하고, 보조 관념을 동원하고 있으며, 또한 영탄법, 설의법 등의 사용을 통해 힘찬 어조로써 호소력 있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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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민태원(閔泰瑗 1894-1935)
 1894(고종 31)∼1935. 소설가·번역문학가·언론인. 호는 우보(牛步). 충청남도 서산 출신. 일본 와세다대학(早稻田大學) 정경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 사회부장, 조선일보 편집국장, 중외일보(中外日報) 편집국장 등을 역임하였다. 화려체 산문으로 일가를 이루었다. 
우리 나라 신문학기에 있어 1918년 〈애사 哀史〉·〈레 미제라블〉을 번역하여 ≪매일신보≫에 연재하였으며, 1920년 ≪폐허 廢墟≫ 동인이 되어, 단편 〈음악회 音樂會〉(폐허 제2호, 1921.1.), 〈겁화 劫火〉(동명, 1922.9.), 〈세번째의 신호〉·〈천아성 天蓂聲〉(매일신보, 1933·1934 연재) 등을 발표하였다. 
 논문으로 〈경제적 파멸에 직면하여〉(신민 제9호, 1926.1.), 〈보기 싫은 현실의 환영(幻影)〉(신민 제17호, 1926.9.) 등이 있으며, 번안소설로 ≪동아일보≫ 창간호부터 연재한 〈무쇠탈〉(포아고배 작, 일명 철가면)이 있다. 이는 나중에 단행본으로 출판되었다. 
 이 밖에 오승은(吳承恩) 원작 〈서유기 西遊記〉, 엑토르 말로 작 〈집 없는 아이〉의 일본 번역서인 〈오노가쓰미 己が罪〉를 번안한 〈부평초 浮萍草〉(1925.7, 박문서관)가 있고, 역사서로 ≪갑신정변과 김옥균(金玉均)≫이 있다. 그의 산문 〈청춘예찬〉은 교과서에 실려 널리 읽혀진 바 있다.≪참고문헌≫閔泰瑗의 文學과 靑春禮讚의 問題點(白淳在, 한국문학 49, 1977.11.).(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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